<無 題무제> 李商隱이상은(812~858)
八歲偸照鏡팔세투조경 여덟 살 때 거울을 몰래 들여다보고
長眉已能畵장미이능화 눈썹을 길게 그렸지요
十歲去踏靑십세거답청 열 살 때 나물 캐러 다니는 게 좋았어요
芙蓉作裙衩부용작군차 연꽃 수놓은 치마를 입고
十二學彈箏십이학탄쟁 열두 살 때 거문고를 배웠어요
銀甲不曾卸은갑부증사 은갑을 손에서 놓지 않았지요
十四藏六親십사장육친 열네 살 때 곧잘 부모 뒤에 숨었어요
懸知猶未嫁현지유미가 남자들이 왜 그런지 부끄러워서
十五泣春風십오읍춘풍 열다섯 살 땐 봄이 까닭없이 슬펐어요
背面鞦韆下배면추천하 그래서 그넷줄 잡은 채 얼굴 돌려 울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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