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반 - 정지용

조여일 | 입력 : 2022/03/22 [07:54]

 

▲ 사진 조여일  © 내일을여는신문


<그의 반> - 정지용

 

내 무엇이라 이름하리 그를?

 

나의 영혼안의 고운 불

공손한 이마에 비추는 달

나의 눈보다 값진 이

바다에서 솟아 올라 나래 떠는 금성

쪽빛 하늘에 흰꽃을 달은 고산식물

나의 가지에 머물지 않고

나의 나라에서도 멀다

 

홀로 어여삐 스스로 한가로워- 항상 머언 이

나는 사랑을 모르노라 오로지 수그릴 뿐

때 없이 가슴에 두 손이 여미어지며

 

구비 구비 돌아나간 시름의 황혼 길 위-

나- 바다 이편에 남긴

그의 반 임을 고이 지니고 걷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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