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나서다 - 조여일

조여일 | 입력 : 2023/12/22 [11:09]

                                                길 나서다                                           


                                                  조여일

 

당신에겐 물이 많아.” 

 

내가 태어난 날과 시를 한동안 들여다보고 그가 한 말이었다.

 

그래서 목마른 사람들이 와서 목을 축이고 갈 거야. 신기하지? 겨우 숫자 몇 개일 뿐인데 그 안에 그 사람 인생의 한 부분이 들어 있다는 게.”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자 내 사주가 그렇다며 픽 웃었다. 메모지의 내 사주를 보고 있는 그도 목이 말라 잠시 내게 왔을까.

 

잎 푸른 나무들이 죽 서 있는 아파트 정문을 나선다. 전철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건널목을 건넌다. 정류장에 등산복 차림의 늙은 부부가 서 있다. 노부부는 서로 차림새를 매만져준다. 썩 다정한 말투가 아닌데 다정해 보인다. 그들을 맥없이 바라보다 나도 모르게 짧은 한숨이 나온다. 버스가 온다. 버스를 보고 노부부가 반갑다는 듯 웃는다. 온통 주름투성이다. 말갛게 부서지는 햇살이 그들의 어깨 위로 출렁인다.

전철 안은 비교적 한산하다. 노년의 여자들과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다.

등받이에 깊게 몸을 기대로 눈을 감고 있는 노년의 여자가 있는가 하면 쉬지 않고 조잘거리는 여대생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사람도 있다. 같은 역을 향해 달려도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굳은 표정들로 전철 안은 생기가 없다. 맞은편에 앉은 여대생은 고개를 푹 꺾고 휴대폰을 만지는데 열중한다. 긴 머리카락이 앞으로 쏟아져 여대생의 얼굴을 가린다. 잠시 전철이 땅속을 벗어난다. 전철 안이 더 환해진다. 동시에 고개를 든 여대생의 얼굴도 머리칼 사이로 뽀얗게 드러난다. 사방을 훑어본 여대생은 목적지가 멀었다는 듯 다시 고개를 꺾고 휴대폰을 만진다. 창밖으로 강이 보인다. 햇빛이 물 위로 마구 쏟아진다. 은빛으로 찰랑대는 수면은 끊임없이 산란한다. 지하철 구간을 확인하고 노선을 갈아타기 위해 내릴 준비를 한다. 내 삶도 타인과 상관없이 마음대로 구간을 정하고 갈아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1번 출구로 간다. 출구를 향해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의 뒷모습은 거친 물결 같다. 그 모습은 비장하기까지 하다. 이상하다. 바쁜 일이 아니라도 지하철 출구로 가는 걸음은 빨라지고 마음도 바빠진다. 종당엔 약속 시간이 남아 편의점이나 카페에서 시간을 때운다.

평일은 등산객이 없을 거란 내 짐작은 빗나갔다. 산 초입에서 산길을 눈으로 훑는다. 사람들이 걸어서 만들어 놓은 길은 배를 드러내고 누운 개구리 같다. 이마에 잠깐 주름이 잡힌다. 결코 쉬운 길은 아니다. 등산화의 끈을 다시 묶는다. 등산로는 크고 작은 돌들이 깊게 박힌 돌길이다. 조심해서 걷지 않으면 위험한 일을 당할 수도 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를 스쳐 먼저 오른다. 등산복 차림은 아니다. 산을 오른다고 해서 꼭 등산복을 착용하란 법은 없다. 그들의 산행은 익숙해 보인다. 배낭이 불룩해서 무거워 보이는데 발놀림은 가뿐하다. 젊은 남자가 물건을 싼 보자기를 놓친다. 그들 중 가장 연장자처럼 보이는 여자가 젊은 남자에게 퉁바리를 준다. 젊은 남자가 짐 보따리를 얼른 집어든다. 

 

얼마나 맘고생이 심했나, 얼굴색이 시커멓게 타고 빠짝 말라서 눈을 뜨고 볼 수가 읎어. 애구 가여운 것.” 

 

보시기에 어떨 것 같아요?”

 

크게 불릴 게야. 물이 많아 큰 바다를 이루니 목마른 사람들에게 나눠 주것지.”

 

길을 제대로 찾아올까요? 혼자 오겠다고 우겼어도 데리고 왔어야 했나봐요.” 

 

괜한 걱정을 하는구나.”

 

그들은 한마디씩 하면서 저만치 앞선다. 

그를 만난 건 서울 근교에 있는 작은 사찰이었다. 태생이 그랬을까. 나는 사람들과 섞여 있는 것보다 혼자 있는 것에 익숙했고 까닭 없이 서럽고 슬펐다. 그날도 그런 이유로 무작정 차를 몰고 간 게 그곳이었다. 늦은 시간이라서 사찰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스님들의 불경소리와 목탁소리가 경내를 가로질러 문밖에 선 내 귀에 들려왔다. 스님의 장삼자락이라도 볼 요량으로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엉덩이를 뒤로 빼고 문틈으로 안을 들여다보았다.

 

뭐가 보입니까?”

 

낮은 음색의 그가 나와 같은 자세로 문틈을 보고 있었다. 무엇을 잘못하여 들킨 사람처럼 나는 깜짝 놀라고 겸연쩍었다. 

 

너무 늦게 왔나보네요. 내려갑시다.”

 

생면부지인 내게 그는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 온 사람처럼 스스럼없었다. 뜨악하게 쳐다보는 내게 배낭을 짊어진 그는 팔을 흔들며 앞장서라는 시늉을 했다. 나는 쭈뼛거리다 일주문 밖 자동차가 주차된 곳까지 그와 걸어왔다. 그는 시내까지 차를 태워주면 저녁을 산다는 제안을 했고 나는 끌려가듯 그와 송엽주까지 마셨다. 그를 알고 지낸 삼 년 동안 나는 늘 그 자리에 있었고 그는 떠났다 돌아오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이 그의 태생인지도 모른다.

오 년 전, 그의 친구가 열 평 남짓한 공간에 갖가지 사물놀이용품을 들여놓고 개업식을 했다. 그의 친구는 굿판을 따라다니며 장구를 친다는 남자를 데려와 고사를 지냈다. 긴 머리를 뒤통수에 모아 질끈 동여맨 남자가 돼지머리와 떡시루 앞에서 손바닥을 마주 비비면서 비나리를 할 때 그는 두 손을 앞으로 모아 쥐고 떡시루에 꽂혀있는 촛불을 무연히 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가물대는 촛불이 꺼졌다 켜졌다, 꺼졌다 켜지기를 반복했다.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아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혹 다른 누군가 불장난을 하는 건 아닐까. 그러나 어느 한 사람 움직이지 않았고 열 평 남짓한 공간은 남자의 비나리 소리로 꽉 차 있었다.

그 후로 그는 미래가 보장된 직장을 그만두고 무엇에 홀린 사람처럼 굿판을 따라다니더니 급기야 굿 연구소라는 간판을 걸고 사무실을 냈다. 그는 점차 사라져가는 우리나라 전통 굿과 무속 연구에 열중했다.

그는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길을 나섰다. 매번 목적지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길을 나서면 행복하다는 그는 같은 곳을 여러 번 간 적도 있었다.

 

처음엔 어디로 갈지 몰라 허둥대도 길 위에 서면 그 길 속에 또 다른 길이 있다는 걸 알게 돼. 같은 길 같지만 사실은 사뭇 다른 길이야.”

 

나는 그의 말을 건성으로 들었고 그의 표정은 진지했다. 

 

갈 때마다 마음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니까 그럴 수밖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현상을 그는 말하고 있었다. 지금 그는 어느 길 위에 있을까.

그가 먼저 지나갔을 산길을 나는 천천히 따라간다. 모래 알갱이와 섞인 흙이 뽀얗다. 점점 깊은 자궁 속으로 내가 빨려 들어가는 것 같다. 발밑에 밟히는 흙이 축축하다. 차츰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한발 한발 힘주어 땅을 내디딜 때마다 발이 그의 몸을 더듬는 것만 같다. 어딘가에 그가 흘리고 간 땀방울과 숨소리와 살냄새가 후끈한 발바닥으로 전해진다. 발이 나무뿌리에 걸려 몸이 앞으로 쏠린다.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다, 내리다 겨웠을까. 혈맥 같은 나무뿌리가 불뚝 표면으로 드러나 있다. 잠시 나무 둥치에 등을 대고 생수병을 입에 댄다.

 

나는 사촌들 틈에 끼어 잘 때도 있었지만 이모부와 이모 사이에서 잠드는 날이 더 많았다. 조실부모한 나를 이모부는 꼭 끌어안고 잤다. 어린아이 답지 않게 일찍 잠에서 깬 나는 이모부의 목젖 만지기를 좋아했다. 팔자에 일복이 얼마나 많을라고 그러냐며 이모는 새벽잠이 없는 나를 보고 혀를 찼다. 그날도 나는 새벽 다섯 시가 조금 넘어 눈을 떴다. 직감으로 다른 날과 다르다는 걸 알았다. 나를 안고 있어야 할 이모부가 없었다.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와락 달려들었다. 이모를 보았다. 베개를 밀쳐놓고 팔을 베고 모로 누워 잠든 이모의 얼굴이 밑으로 늘어져 있었다. 

 

"태내병이 또 도진 모양이다."

 

이모부의 빈자리를 보고 이모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밀짚모자를 쓰고 말없이 집을 떠난 이모부는 가을과 겨울이 가고 이듬해 봄밤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돌아왔다. 이모부가 집을 떠나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세상 밖을 떠돌다 돌아온 이모부는 며칠씩 잠만 잤다. 이모부는 대체 어딜 떠돌다 온 것일까. 그 후 나는 잠에서 깼을 때 이모부의 부재에 익숙해졌다.

하루는 이모가 이모부에게 잔뜩 술을 먹인 뒤 집을 떠나는 이유를 물은 적이 있었는데 취중에 증조할아버지를 따라 갔었노라고 했다.

이모는 이모부의 밀짚모자를 밟아 짓이기고 그래도 속이 풀리지 않자 아궁이에 태워버렸다. 우마차에 옹이를 싣고 오일장을 떠돌다 객사한 증조할아버지 혼백이 이모부에게 씌었다고 단정 지은 후 이모부의 부재를 체념했다. 이모는 체념만이 이모부와 이모가 사는 길이라고 했다.

 

생수병을 배낭에 부리고 천천히 산을 오른다. 누군가 내 팔을 툭 치고 올라간다. 여자다. 여자는 몸을 돌려 나를 보고 미안하다는 듯 고개를 까닥인다. 얼결에 나도 고개를 까닥인다. 언뜻 본 여자의 얼굴빛은 흑색이다. 얇게 까풀 진 눈에 슬픔이 묻어났다. 건강이 몹시 나쁘거나 마음의 병이 있는 것 같다. 여자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급히 몸을 돌려 앞선다. 여자도 혼자 산을 오르는 모양이다. 짊어진 감색 가방이 마른 여자의 등에 찰싹 달라붙어 있다. 여자의 눈빛이 예리하게 마음에 꽂히고 가슴이 뛴다. 나는 앞서가는 여자의 등짝을 가만히 노려보다가 홱 돌아서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여자가 지나간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간다. 나는 혹여 여자가 따라올까 봐 잠깐잠깐 뒤를 돌아보며 빠르게 걷는다.

사람들의 발자취로 뚜렷한 종전의 길과 다르게 이 길은 무척 흐릿하다. 자세히 봐야만 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간간히 스틱으로 나뭇가지를 헤집으며 앞으로 계속 걷는다. 뒤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뒷머리가 서늘하다. 뒤를 돌아보았다. 다행히 여자는 아니다. 여자는 길을 바꾸지 않고 뚜렷한 종전의 길로 올라간 모양이다. 갑자기 안도의 한숨이 터진다. 스틱으로 헤집은 나뭇가지가 부스럭거린 것 같다. 여자 때문인지 신경이 예민해진다.

여름산은 푸르다. 우거진 숲 틈새로 보이는 하늘도 산처럼 푸르다. 한참을 앞만 보고 걸었다. 간간이 사람들의 기척이 느껴진다. 봉우리와 봉우리가 이어지는 산등성이에 이른다. 눈앞에 길이 보란 듯 턱 놓여있다. 길 위에 서면 그 길 속에 또 다른 길이 있다는 그의 말이 떠오른다. 그의 말이 지금과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나는 그 말을 곱씹어 본다. 새삼 어느 쪽으로 길을 잡아 나서도 사람의 길은 능선처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목청이 좋은 이모부는 상두잡이였다. 동네에 상을 당하면 상두잡이는 고인을 가장 잘 아는 이가 하게 되어 있었는데 이모부는 그것과 상관없이 상두잡이가 되었다. 고인의 삶, 희로애락을 상두가로 풀어내는 이모부의 청은 서럽고 구슬펐다. 구슬픈 청으로 목을 풀면 사람들은 제 설움에 겨워 눈물을 쏟았고 어린 나도 괜히 눈물이 났다.

목에 수건을 두르고 면장갑을 낀 상여꾼들이 종이꽃으로 치장한 상여를 어깨에 멨다. 만국기처럼 펄럭이는 만장을 앞세운 상여 위에 이모부는 흰 두루마기를 입고 버젓이 섰다. 상여에 달린 작대기에 몸을 의지하고 요령을 흔들며 상두가를 부를 때 이모부는 가장 아름다웠다. 이모부가 발을 딛고 서 있는 공간은 삶과 죽음이 공존했다. 이모부는 그곳에서 산 자를 위로하고 죽은 자를 또 다른 세상으로 인도했다.

 

당신은 꽃이야.”

 

땀에 젖어 달라붙은 내 머리칼을 한 올 한 올 쓸어 올리며 그가 말했다. 전날, 그는 머리와 어깨에 잔뜩 어둠을 이고 텅 빈 눈으로 내게 왔었다. 서해안 풍어제를 올린다고 인천 앞바다로 떠난 지 거의 두 달 만이었다. 나는 어디서 왔느냐고 묻지 않았다. 그는 따뜻한 국화차 한 잔을 어린아이처럼 받아 마시고 내 옆구리에 얼굴을 묻고 깊은 잠을 잤다. 잠든 그의 얼굴은 깊은 바다처럼 잠잠했고 나는 수면 위를 걷는 것 같았다. 

 

신을 모시는 무녀들은 일 년에 한 번씩 자신의 몸주를 위해 굿을 하는데 봄에 하는 굿을 꽃맞이 굿이라고 해.” 

 

, 꽃맞이 굿이라고 하죠?”

 

무녀를 찾아오는 인간들에게 생기를 주고 악귀를 쳐내 달라고 몸주를 영접하는 의미도 있지만 사람들, 특히 남자들이 무녀들을 볼 때 꽃으로 본대. 이유는 모르겠어.”

 

내가 그 무녀들과 무슨 상관이라도 있다는 건가요?”

 

억양이 날카로운 말에 그가 잠깐 감긴 눈을 떴다. 

 

당신도 내겐 꽃이야. 늘 그 자리에 있잖아.” 

 

도도록한 젖꽃술을 손바닥으로 슬쩍 쓸어보곤 그는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

나는 언젠가 그를 따라 간 국립국악원 별맞이터에서 시퍼렇게 날이 선 작두를 타던 무녀를 생각했다. 몸으로 신을 받아들이기 위해 비나리를 하는 무녀의 청은 낮고 구슬펐다. 소리를 끝낸 무녀가 슬슬 버선발로 뛰기 시작했다. 무녀의 몸은 힘이 모두 빠졌으며 동선은 짧고 몸놀림은 빨랐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동선은 더욱 짧아졌고 몸놀림 또한 빨라졌다. 드디어 무녀가 신이 오르기 시작했다.

형태도 없는 신을 섬기고 춤을 추며 그 신과 접신하고 신을 대신해서 인간에게 말을 건네주는 영매자, 무당. 숫돌에 갈아 날이 선 작두 위로 서슴없이 올라서며 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무녀의 얼굴은 이미 신의 얼굴도, 사람의 얼굴도 아닌 밀납처럼 차갑고 섬뜩하기만 했다. 그 광경을 지켜본 나는 끝없이 눈물을 쏟았다.

무녀라고 천대받으며 살았을 그녀의 지나간 아픈 삶이 이모부의 밀짚모자에 둘러져있던 필름처럼 빠르게 머릿속을 후비고 지나갔다. 나는 그녀의 핏줄인 어머니와 딸과 손녀를 생각했다. 그 무녀가 내 어머니가 아니고 외할머니가 아닌 것이 더없이 다행스러웠다. 그러나 거슬러 또 거슬러 올라가 보면 무녀가 아니었던 핏줄이 어디 있을까. 굿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는 끝내 자리를 털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를 그곳에 남겨둔 채.

 

산 중턱이다. 산 중턱이 꼭지점이 되어 서로 다른 길을 타고 온 사람들을 그곳에서 만나게 했다. 마치 광장 같다. 편편한 그곳에 나무의자가 아름드리 굴참나무를 빙 둘러쌌다. 사람들은 잠시 그곳에서 땀을 식힌 뒤 산 밑으로 다시 내려가기도 하고 여러 갈래의 길 중 다른 길을 택해 정상까지 오르기도 한다.

나는 잠시 쉬기로 한다. 몇몇 사람들이 각자 싸 온 음식을 나눠 먹는다. 중년의 여자가 같이 먹자며 손사래를 한다. 파마머리의 중년 여자의 인상은 악의가 없어 보인다. 지나는 사람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어도 그 여자는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다. 나는 배낭을 가리키며 도시락을 준비했노라고 말한다. 꺼내서 같이 먹자고 하는 중년의 여자에게 어서 드시라는 말을 한 뒤 낯선 사람들이 불편한 나는 급히 자리를 뜬다. 등 뒤로 그들의 웃음소리가 왁자하게 들린다.

멀리 산등성이를 바라본다. 맞닿은 능선들이 말 잔등 같다. 내가 올라 온 산 밑을 내려다본다. 빽빽한 나무숲으로 멀리 보이진 않는다. 나는 반대편으로 산을 내려가기로 한다. 산을 하나 훌쩍 넘어보자는 심산이다. 땀은 또다시 줄줄 흐르고 한낮의 태양은 내 머리칼을 집요하게 핥는다.

자꾸만 헛발질을 한다. 경사가 심한 산비탈 때문이다. 산은 오르는 것도 위험하지만 내려가는 것도 위험하다. 조심하지 않으면 큰일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주의해야 한다. 사람 사는 일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기슭에 있는 상수리나무 기둥을 잡고 잠시 숨을 고른다. 어디선가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계곡이 있었나보다. 내가 내려온 길을 따라 물도 흘렀던 모양이다. 폭이 좁고 흐르는 물의 양도 많지 않다. 한때 계곡도 지금과 다르게 물이 넘쳤을 것이다. 나뭇가지를 손잡이 삼아 계곡으로 내려간다. 능선처럼 휜 가지에 보라색 꽃을 피운 오리방풀과 조릿대가 주위에 수북하다. 그 앞에 엉덩이를 부린다. 저 꽃과 조릿대도 푸르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으리라. 겨울과 큰비, 지루한 시간을 견뎠으리라. 까닭모를 슬픔이 목울대로 넘어온다.

목이 따끔하다. 몇 번 큼큼거린다. 흐르는 얕은 계곡물에 손을 씻고 손수건에 물을 적셔 목덜미를 닦고 눈두덩을 꾹꾹 누른다. 시원하다. 달걀모양의 오리방풀 꽃잎을 어루만진다. 잎 끝이 톱니처럼 뾰족하다. 이와 이가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 그와 나는 한 번쯤 제대로 이가 맞물린 적이 있었을까. 어쩌다 함께 지내는 시간에도 그와 나는 서로가 다른 생각을 하고 각자 다른 일을 했다. 어쩌면 그게 서로 편했는지도 몰랐다.

사람들이 계곡으로 하나둘 모여든다. 물이 꽤 반가운 듯하다. 아예 그곳에 자리를 펴고 앉는 사람들도 있다. 등산 모자를 눌러 쓴 노년의 그들은 자리에 빙 둘러앉아 오이를 안주 삼아 막걸리를 마신다. 나는 그들과 거리를 두고 보온 물병을 꺼낸다. 등산용 컵에 일회용 커피와 뜨거운 물을 붓는다. 막걸리가 몇 순배 돌자 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흥타령이다. 그들의 육자배기는 삶의 찌꺼기처럼 배출된다.

 

상두잡이였던 이모부는 여든일곱에 죽음에 이르렀다. 평생을 산 자와 죽은 자의 중간에서 요령을 흔들며, 산 자를 위로하고 죽은 자의 길잡이가 됐던 분. 흰 두루마기를 입고 찍은 영정사진은 너무 허얘서 그분의 실체는 없고 혼만 있는 것처럼 보였다. 골주름이 깊게 팬 이마와 양 볼, 목젖만 거무스름했다. 툭 불거진 목젖은 옹이처럼 박혀있었다. 이모부의 장남은 믿음이 깊은 기독교도다. 종이꽃으로 치장한 상여 대신 영구차를 타고, 요령소리 대신 찬송가를 들으며 이모부는 공동묘지로 갔다. 이모부의 장례를 치르고 나는 깊은 몸살을 앓았다. 고열로 잠이 든 것도 아니고 깬 것도 아닌 상태에서 부지불식간에 이모부를 본 것도 같았다. 이모부의 죽음 후 나는 이상한 꿈을 자주 꾸었다.

바다였다. 바람 한 점 없는 망망한 바다 가운데 닻도 없고 노도 없는 작은 배에 도포를 입은 수염이 흰 노인이 타고 있었다.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지팡이를 든 노인의 생김새와 차림은 이승 사람 같지 않았다. 그 노인이 벼랑 끝에 서 있는 내게 점점 다가왔다. 벼랑 끝에서 나는 눈을 크게 뜨고 노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모부였다. 반가운 마음에 이모부를 크게 불렀으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이모부는 잔뜩 화난 사람처럼 나를 노려보면서 무언가 내게 주려고 팔을 쭉 뻗었다. 요령이었다. 나는 너무 놀라 요령을 받지 않으려고 벼랑 끝에서 도망가려 했지만 발이 그 자리에 굳어 꿈쩍할 수 없었다. 그렇게 땀을 뻘뻘 흘리다 깼다.

섬뜩하고 선명한 꿈이었다. 꿈에서 깬 나는 엉엉 울었다. 무섭기도 했지만 요령을 받지 않고 꿈에서 깬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 때문에 더 울었다. 그 후 잊을만하면 한 번씩 그 꿈을 꿨다. 여전히 나는 요령을 받지 않으려 했고 이모부는 요령을 내게 주려고 팔을 뻗었다. 이모는 기가 허해서 악몽을 꾼다며 보약을 달여 먹였다.

이모는 쇠잔한 내 등을 어루만지며 망할 놈의 늙은이 줄 게 없어 열 일 곱살 불쌍한 조카 새끼한테 가지고 놀던 요령을 주냐며 미간에 힘을 주었다. 그때부터였다. 이상하게 눈을 뜨고 있어도 환영처럼 눈앞으로 오련한 영상이 홱 지나갔는데 얼마간의 공백기를 두었다가 그 일은 현실에서 일어났다.

내게 예지능력이 있다는 것을 그를 통해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세상사는 일이 두려웠고 무녀가 될지도 모른다는 강박증에 시달렸다. 그는 예지능력이 있다고 해서 꼭 무녀가 되는 건 아니라며 위로했다. 그러나 아무런 이유 없이 모래사막에 누워 있는 것처럼 등살이 너무 뜨겁고 움직일 수 없는 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젊기 때문에 한때 그럴 수도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여 보기도 했지만 때때로 일어나는 알 수 없는 일들은 나를 고통스럽게 했다. 사람에겐 정해진 삶이 있는 것일까. 일어나지 않은 미래는 내게 불안과 공포였다.

강박증에 시달리는 내게 그는 산행을 권했다. 이 산은 기운이 좋아서 병을 앓거나 정신수양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나는 그의 말에 반신반의하며 여러 날 망설이다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느슨해진 등산화의 끈을 조여매고 일어선다. 다리에 힘이 풀려 휘청거린다. 종아리도 당긴다. 그들의 육자배기 소리는 계속 내 뒤를 따라온다. 얼마쯤 내려갔을까. 또다시 두 갈래 길이다. 이번에도 역시 나는 사람들의 발자취가 드문 길을 택한다. 자칫 길을 잃을 수도 있지만 행여 길을 잃더라도 아래를 향해 내려가면 될 것이다. 두렵지만 해보기로 한다. 이제 곧 해가 기울 것이다.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진다.

분명 어떤 소리가 들린다. 징소리 같기도 하고 꽹과리 소리 같기도 하다. 장구소리도 들리는 것 같다. 산중에 악기소리라니. 소리가 나는 쪽으로 발걸음을 뗀다. 희미한 소리를 듣기 위해 머리칼을 귀 뒤로 넘긴다. 누굴까. 누가 이 산중에서 악기를 치는 걸까. 산 아래로 내려가겠다는 생각은 사라지고 마음은 온통 악기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한다. 어찌나 급하게 걸었는지 온몸이 땀으로 젖는다. 점점 등산로가 아닌 골이 깊은 산 속으로 가고 있다는 걸 뒤늦게 안다.

악기소리가 종전보다 뚜렷하게 들린다. 그러나 누군지 알 수 없다. 빽빽한 나무들로 가려 보이지 않는다. 거미줄이 얼굴 전체에 달라붙는다. 소리를 쫒는데 온 신경이 쏠려 앞을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충 거미줄을 떼어낸다. 소리는 골짜기에서 올라온다. 나무 틈새로 무언가 희끗거린다. 등산객들이다. 큰 바위가 반원으로 우뚝 서 있고 등산객들이 악기를 치는 사람들을 에워싸고 있다. 나는 틈을 비집고 들어간다. 굿판이다. 보지 말았어야 할 것을 본 것처럼 갑자기 마음이 어수선하다. 그냥 지나칠까 하다 굿을 지켜보기로 한다.

굿당은 화려하다. 큰 바위 앞에 병풍이 쳐져 있고 그 앞에 떡시루와 과일들로 차린 제단이 있다. 쌀을 가득 담은 항아리 위에 날이 선 두 개의 작두도 눈에 띈다. 두 개의 작두 끝은 흰 광목천으로 단단하게 묶여 있다. 항아리 위로 단번에 오르지 못할 것을 감안해서 디딤돌을 놓았고 양옆으로 큰 기둥이 세워져 있다. 기둥에 광목천이 길고 단단하게 매달려 있다. 작두에 올라설 때 잡는 끈이다. 굿을 하는 사람들을 살펴본다. 낯이 익다는 생각이 든다. 제단 옆에서 장구를 치는 젊은 남자를 보고 산 초입에서 큰 보따리를 떨어뜨려 여자에게 혼이 났던 일을 떠올린다. 한 무리의 그들은 굿쟁이였다. 굿을 보고 있는 사람들은 잔뜩 미간을 찡그리고 있다.

장구를 치는 젊은 남자 곁에 큰 무당인 것 같은 여자가 무녀복을 입은 젊은 여자를 바라보며 계속 넋두리를 하면서 북과 징을 친다. 젊은 여자는 종이꽃으로 만든 신장대와 방울을 들고 색색의 쾌자를 입고 멍석 위에서 버선발로 뛴다. 오래전부터 뛴 듯하다. 뺨이 발그레하다. 한지로 만든 고깔을 쓴 여자의 눈은 보이지 않는다. 고깔밑으로 보이는 콧날이 봉우리 같고 입술이 꽃처럼 붉다. 여자의 얼굴에 땀이 줄줄 흐른다. 여자가 신장대를 높이 들고 뛸 때마다 흰 꽃송이들이 서걱서걱 소리를 낸다. 징과 북과 장구소리에 맞춰 뛰던 여자가 갑자기 고꾸라진다. 사람들이 놀라 소리를 지르고 웅성웅성한다. 여자가 고꾸라지면서 고깔이 슬쩍 들린다. 그 여자다. 내 어깨를 툭 치고 급히 산을 오르던 여자. 여자를 보고 왜 가슴이 뛰고 화가 났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나는 더럭 겁이 나 한발 뒤로 물러난다. 여자가 내게 달려들 것만 같다. 정신이 아득하고 가슴이 마구 떨린다. 여자가 갑자기 목을 놓아 운다. 접신이 안 되는 모양이다. 접신이 안 되는 건 여자인데 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힌다. 큰 무당이 다가온다. 

 

그렇게 할 거면 그만두거라!”

 

큰 무당은 냅다 소리를 질렀고 오히려 내가 놀라 숨을 죽인다.

 

아니에요. 다시 해볼게요, 다시 해볼게요.”

 

여자가 괴로운 듯 울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다시 해보겠다는 말에 나는 참았던 숨을 크게 뱉는다.

장구잡이와 큰 무당은 더욱 세게 악기를 두드리고 병풍 옆에서 굿을 지켜보던 늙수그레한 남자가 태평소를 불어댄다. 여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벌떡 일어나 조금 전보다 더 빠르게 멍석 위를 뛰기 시작한다. 누군가 내 몸을 위로 끌어당기는 것 같고 발이 허공에서 노는 것처럼 가볍다. 젊고 이쁜 여자가 내림굿을 받는 게 안됐다며 사람들은 수군거린다. 사람들은 젊고 이쁜 여자가 무당이 되는 게 안타까운 것 같다. 가슴이 뻐근하다. 그 여자가 살아가야 할 삶들이 가시처럼 나를 찌른다. 그 여자는 어머니의 자궁에 씨앗으로 생겨났을 때부터 저렇게 살도록 결정되어 있었을까.

여자의 몸놀림은 빠르고 가볍다. 한참을 뛰던 여자가 작두 옆으로 간다. 작두를 이리저리 살핀다. 

 

아직 멀었어. 더 갈어!”

 

여자의 목소리가 앙칼지다. 다른 여자 같다.

 

예예, 잘못했습니다. 다시 갈겠습니다.”

 

잔심부름을 하는 두 남자가 정말 잘못했다는 얼굴로 재빠르게 작두를 거둬 숫돌에 간다. 작두의 날을 잘 벼린 두 남자는 다시 쌀 항아리 위에 놓는다. 그동안 여자는 몸을 주술적으로 흔든다. 흔드는 모습이 종전과 다르게 당차고 자신 있어 보인다. 여자가 신고 있던 버선을 벗어 던진다. 안쓰러울 정도로 희고 여린 발이다. 악기 소리는 점점 고조된다. 여린 맨발로 멍석 위를 뛰던 여자가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지르며 광목 끈을 잡더니 디딤돌과 항아리를 밟고 서슴없이 작두 위로 올라선다. 누군가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소름이 기포처럼 돋고 머리칼이 선다. 

 

잘했다, 잘했다!”

 

잘했다고 연발하는 큰 무당의 얼굴에 안도의 빛이 역력하다. 사람들은 눈앞의 일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벌리고 머리를 흔든다. 작두 위에서 한참 동안 몸을 흔들던 여자가 멍석으로 내려선다. 

 

요령을 찾아오너라!”

 

큰무당이 여자 몰래 요령을 감췄나 보다. 사람들도 여자가 과연 숨겨놓은 요령을 찾을 수 있는지 모두 긴장한다. 잠시 머뭇거린 여자가 병풍이 가리고 있는 큰 바위 쪽으로 가더니 신장대와 방울을 집어 던지고 땅을 파기 시작한다. 악기 소리가 다시 고조되고 여자가 땅속에서 큰무당이 숨겨놓은 요령을 꺼내서 흔들기 시작한다. 숨을 죽이고 그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소리 지르며 박수 친다. 

 

잘했다, 아주 잘했다! 구업이를 찾았으니 아주 큰 무당이 되겠구나!”

 

큰무당이 목소리를 높여 크게 외친다. 여자도 만족스러운지 내려놓았던 신장대를 집어 들고 요령을 흔들며 신명나게 한바탕 논다. 신장대의 종이꽃이 서걱서걱 흔들릴 때마다 꽃잎이 하나둘 서럽게 멍석 위로 떨어지는 것 같다. 굿을 구경하는 사람들도 덩달아 신명이 나고 여자는 사람들 앞을 돌면서 특정한 사람에게 공수를 내린다. 나는 여자가 내 앞으로 오는 게 두려운데 자리를 뜨지 못한다. 여자가 내 앞에 선다. 피가 머리로 몰리는 것 같다. 요령을 흔들던 여자가 가만히 나를 노려보더니 오른손에 든 요령을 뒤로 감춘다. 그러더니 왼손도 뒤로 두고 고개를 앞으로 쑥 빼고 천천히 내게 다가온다.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내게 집중된다. 자라처럼 목을 집어넣은 나는 겁에 질려 그 자리를 뜨고 싶은데 발이 움직이지 않는다.  슬픔이 묻어있었던 여자의 눈빛은 강렬하다. 

 

줄까?”

 

여자가 뒤춤에서 요령을 내 얼굴 앞에 내민다. 왼손은 여전히 뒷짐이다.

 

갖고 싶어?”

 

나는 숨이 턱 막히고 머릿속이 윙윙거려 아무 말 못 한다. 여자는 집요하게 내 눈을 쳐다본다. 가까이 본 여자의 눈빛은 텅 빈 것 같으면서 나를 태워버릴 것처럼 뜨겁다. 

 

갖고 싶다고 아무나 갖는 건 아니야!”

 

여자가 앙칼지게 소리치며 돌아선다.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머리가 조여들 듯 아프고 온몸의 힘이 발바닥으로 쑥 빠져나가는 것 같다. 속이 메스껍고 구역질이 올라온다. 옆에 서 있던 구경꾼들이 괜찮으냐며 내 어깨를 잡는다. 나는 간신히 도망치듯 산 아래를 향해 계속 달린다. 뒤에서 여자가 쫓아와 내 뒷덜미를 낚아챌 것만 같았다. 뒤를 돌아 보다 나무뿌리에 발이 걸려 넘어진다. 생수병을 꺼내 물을 마셨으나 목으로 넘어가던 물이 토사가 되어 땅으로 스며든다. 가슴속에 똬리처럼 틀고 있던 슬픔과 강박증이 울음이 되어 마구 올라온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를 흘끔거린다. 나는 한동안 움직이지 않는다.

한기가 느껴진다. 눈물이 마른 얼굴은 시리고 뻣뻣하다. 나는 일어설 기력조차 없다. 해는 이미 기울었고 산중은 어스레하다. 서둘러 내려가지 않으면 분명 길을 잃을 것이다. 산을 내려가는 사람들도 드문드문하다. 그들은 내게 서둘러 하산하라 이른다. 나는 간신히 일어나 산 아래를 향해 휘적휘적 걷는다.

처음부터 정상까지 오를 생각도 아니었다. 이곳에 오면 내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나를 발견 할 수 있을 것 같아 나선 길이었다. <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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