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생(養生)’의 사전적 의미는 ‘병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 관리를 잘하여 오래 살기를 꾀하는 것’이다. 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한 오늘날에도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인류의 변하지 않는 화두다. 하지만 현대인의 양생은 주로 무엇을 먹고, 어떤 영양제를 섭취할 것인가라는 물질적 처방에 치우쳐 있는 듯하다.
‘양생’에 대한 고찰은 『장자(莊子)』 「양생주(養生主)」에서 출발한다. 『장자』에서 다룬 양생은 인간의 삶에서 보편적으로 등장하는 근원적인 우환을 해결하여 소요유(逍遙遊)의 경지로 나아가는 것을 함의하고 있는데, 그 핵심은 다름 아닌 ‘안시처순(安時處順)’하는 삶의 자세이다. 조선 후기 여항문인 이이엄(而已广) 장혼(張混) 역시 그의 글 「오양생(悟養生)」을 통해 이와 궤를 같이하는 깊은 통찰을 보여준다.
장혼은 1827년 입춘(立春) 날 밤에 천도(天道)가 순환하여 음기는 사라지고 양기가 살아나는 이치를 보며 양생의 방도를 생각했다. 그가 제시한 양생법은 놀랍도록 명쾌하다. 바로 ‘~할 뿐(而已)’이라는 태도다. 세상의 비난과 칭찬, 사물의 옳고 그름에 일일이 감정을 소모하지 않고, 나에게 닥친 운명이 평탄하든 험난하든 담담하게 마주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현대 사회는 장혼의 시대보다 훨씬 복잡하다. 기술과 매체의 발달로 몰라도 되는 정보까지도 한순간도 쉬지 않고 머릿속을 파고든다.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고 타인의 평가에 일희일비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생명력은 속절없이 소모된다. 영양제를 챙겨 먹으면서도 정작 마음은 만성 피로에 시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장혼은 우리의 마음을 뒤흔드는 외물들에 대한 분별심을 내려놓고 한결같이 그대로 내맡겨두자고 말한다. 이는 삶에 대한 무관심이 아니라, 외부의 소음으로부터 내면의 평온을 지켜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굶주림과 배부름, 삶과 죽음이라는 불가항력적인 천명(天命) 앞에 마음을 평안히 두는 것, 그것이 장혼이 말하는 진정한 양생의 정수다.
자신의 집 이름을 ‘이이엄(而已广)’ 다시 말해 ‘그뿐일 따름인 집’이라 짓고 호로 삼았던 장혼의 삶은 오늘날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진정한 건강 관리란 단순히 수명을 늘리는 기술이 아니라 복잡한 관계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내 마음의 중심을 잡는 일이다. 오늘 하루 세상이 던지는 ‘가타부타’에 귀를 닫고 그저 내 삶을 묵묵히 마주해 보는 것, 그것이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참된 양생일 것이다.